백두대간 12구간 늘재에서 갈령까지

2010. 5. 1. 11:40대간 및 정맥/백두대간· 백두대간우듬지

백두대간 제 12구간 늘재 ~ 갈령

 

1. 일자 : 2010. 04. 30(금)

 

2. 날씨 : 맑은후 빗방울 

 

 3. 산행인원 : 나홀로 

 

4. 산행구간/ 거리 : 늘재~갈령/20.2km

    늘재 - 3.1km - 밤티재 - 3.8km - 문장대 - 3.9km - 천왕봉 - 5.8km - 피앗재 - 1.6km - 형제봉 - 2.0km - 갈령

 

5 . 산행시간 : 8시간 46분/ 밤티재(06:01) - 문장대(08:02) - 신선대(08:42) - 천왕봉(09:59) - 피앗재(12:09) - 형제봉(12:53) - 갈령(13:46)

 

6. 산행기록

 

속리산을 오르기가 왜 이리 어려울까? 처음 산악회에 입문하여 유하산악회에서 속리산 산행을 계획하였다가 기상이 나빠 가지 못했고, 오선산악회의 백두대간 종주때도 영일만 우회도로 책임감리 면접준비를 하느라 가지 못했다. 그리고 한달전 4월 마지막주 일요일 새벽에 도전을 했다가 692.2 고지에서 독도를 게을리하여 밤티재에도 이르지 못하고 백악산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는 도저히 갈 힘이 없어 영월로 돌아가고 말았다.

 4.27일 화요일 월차휴가를 가겠노라고 발주처에 승인을 받아놓았는데 계속해서 비가내리더니 수요일은 하루종일 진눈개비와 비가 섞여서 내리더니 목요일 사무실 건너편의 산 중턱엔 눈이 제법 쌓여있었다. 일기예보에 기를 기울이면서 목요일 피앗재 산장의 다정님에게 전화를 하여 적설상태를 확인하니 쌓인눈은 없고 목요일 모두 녹았다고 한다. 그래도 금요일 새벽 천왕봉의 기온은 영하3도이니 조심은 해야겠구나 생각하고 금요일 산행준비를 마치고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21:30분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2시반 알람이 울리고 일어나 준비를 하여 차에오를니 새벽3시다.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데로 제천IC에서 38번국도를 경유 19번국도와 지방도 및 49번 국도를 이용하여 늘재에 도착하니 새벽5시다. 산행준비를 하여 들머리 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하는데 사방이 어슴프레 밝아오기 시작한다. 한달전 이시간에 여기를 지날 때는 사방이 캄감하였는데 지난번에 성공하지 못한 것이 오히려 다행인가?

 

 ▷ 늘재의대간 표지석

 

 ▷ 늘재의한강과 낙동강 분수령 안내간판

 

 ▷ 늘재들머리에있는 발원문

 

 들머리를 들어서 능선에 오를니 능선아래 청화산 농원에서 키우는 개가 컹컹하고 짓어댄다. 개짓는 소리를 들으며 비탈길을 올라 629 봉에 오르니 문장대는 구름속에 가려서 보이지 않고 그아래 암릉이 눈에 들어온다. 봉우리에서 조금내려가 다시 봉우리를 오르며 대간길을 놓치지 않기위해 주의를 집중한다. 692.2봉에 오르기전 암반이 나타나고 암반에 설치둔 밧줄을 잡고올라 바로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가면 대간길이다. 한달전 되돌아 올때 보이던 리본 2개가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그냥두면 좋을텐데, 누가 제거하였나보다. 산꾼이 아닌 사람들이 볼 때는 자연을 훼손하는 것으로 보일지라도 홀로가는 산꾼에겐 이정표이자 친구인데....

 ▷ 밧줄을 타고 오르자 마자 나타나는 삼거리에서 좌측방향이 대간길이다. 우측길이 선명하여 알바하기 쉬운곳이라 주의해야한다.

 

 692.2봉에 좌측으로 돌아서면 편편한 바위가 나타나는데 여기서 문장대와 대간길 암릉을 조망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공파들이 출근하기 전에 문장대에 도착하여야 하므로 구름이 품어않고 떠오르는 햇살에 물들은 정상능선의 암봉 사진을 찍고 발길을 재촉하여 밤티재 동물이동 통로를 통과하여 완만하고 편안한 능선길을 오른다.

 

 ▷ 692.2고지 전망대에서 바라본 속리산 주능선

 

 ▷밤티재에서 바라본 문장대

 

 ▷밤티재 동물이동통로

 

 ▷밤티재(좌측 절개지 끝이 초소다)

 

 들머리를 들어선지 두어시간을 걸으니 암반지대가 나타난다. 능선길을 오를니 바람이 차고, 고도가 높아져 가니 기온이 낮아지고, 암릉을 통과 할려면 이동속도가 느리니 여기서 목도리와 자켓을 착용하고 물한모금 마시고 암반지대를 통과한다. 산행기를 통해 어려운 길임을 알고 있었지만 여기서부터 문장대까지 1시간은 정말로 힘든 길이었다. 밧줄이 짧거나 없는 구간도 있고, 길을 잘못들어서 되돌아 간 곳과 되돌아 가기싫어 밧줄을 구해다 바위에걸고 베낭을 밧줄에 매달아 내려놓고 암반을 내려선 곳도 있고, 나무사다리가 설치된 곳도 통과하고, 눈이 발목까지 빠지는 바위틈을 지나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곳은 문장대 직전에 개구멍만한 바위구멍이 있는데 베낭을 벗어서 통과할까 하다가 그냥 통과할 수 있을것 같아 만용을 부리다가 바위구멍을 통과하여 한길정도되는 낭떠러지를 내려설려고 우측모서리에서 몸을 돌리려다 두발이 바위틈에 끼어서 빼내기 위해 사투를 벌린 3~4분의 시간은 좀체 잊혀지지 안을 것이다.

 

 ▷ 여기서부터 암릉이 시작되었다.

 

 ▷ 엇그제 내린눈이 대간길에 제법 쌓여있다.

 

 ▷ 좁은 바위틈을 통과하였다.

 

 ▷ 바위구멍에서 사투를 벌이고 나니 문장대가 보이는 편안한 등로가 나타난다.

 

 드디어 문장대 헬기장에 도착하였다. 안도의 한숨과 드디어 문장대에 올랐다는 기쁨이 교차한다. 그러나 종아리가 당겨오고, 정갱이가 쓰라리다. 바위구멍에서 살아돌아온 상처때문이다. 베낭을 벗어놓고 문장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 묘봉과 관음봉 그리고 힘들여 올라온 암릉등은 비껴난 구름사이로 살짝 살짝 모습을 드러내 보이다 사라진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서 사진에 담아본다. 하지만 천왕봉쪽은 문수봉과 신선대까지만 보이고 그 이후는 구름속에 가려버렸다. 집에 전화하고 사진찍고, 문장대의 유래를 다시한번 생각하고 대간길을 재촉한다. 

 

 ▷ 문장대

 

 ▷ 셀카로 찍은사진

 

 ▷ 힘겹게 올라온 암릉

 

 ▷ 곳곳에 물이고여있다. 화강암의 풍화진행속도의 차이에의해 생긴 바위웅덩이 이다.

 

 ▷ 신선대 방향이다.

 

 ▷ 문장대의 유래다.

 

 문장대를 뒤로하고 아픈다리를 끌고 신선대로 향한다. 쉬엄 쉼어 가야겠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걸으면서 사방을 조망하니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한다. 뒤돌아본 문장대와 앞으로 보이는 신선대를 포함한 암봉들이 하나둘씩 선명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신선대 휴게소에 도착하여 미닫이문을 열고 주인장을 깨워보지만 주인장은 잠속에 빠져있고 개한마리만 이른아침부터 잠을 깨운데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듯 요란하게 짖어댄다. 문을닫고 의자에 걸터않아 아침 식사를 하면서 주인장이 나오기를 기다려보지만 나오지 않는다. 커피한잔 마실까 했는데 아무래도 포기해야겠다. 게으른 산정의 주인장에겐 이 시간도 이른시간인가 보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대간길을 재촉하는데 햇살이 올랐지만 바람이 많이불어서 체감온도는 아직 영하다. 신선대를 지나 산죽이 좌우로 도열한 호젓한 길을 걸으며 홀로 산행을 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데 불청객이 나타난다. 사실은 내가 불청객일 수 있지만, 멧돼지 두마리가 화들짝 놀라서 꽥 하고 소리지르고 한마리는 문장대 방향으로 한마리는 천왕봉 방향을 달아난다. 그녀석이 혹시 산죽속에서 나와 등로로 들어서지 않을까, 그리고 행여 나에게 돌진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주변의 나무를 찾으니 돼지의 공격정도는 피할 수 있는 나무가 있다. 다행히 멧돼지는 나를 앞서서 산 아래로 내려가버란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1천고지가 되는 산죽속에 먹이활동을 할 만한 무엇이 있을까? 혹시 등산객들이 버리고간 음식찌꺼기라도 있을까? 아니면 산장의 주인장 처럼 게으른 돼지들의 잠자리일까? 아님 이른아침부터 짝짓기를 하고 있었던가? 궁금한게 많지만 나는 대간길을 돼지는 나름의 제 갈길을 가면 되는 것이니 더이상 궁금케 생각지 말자고 생각하고, 다만 차분히 대응한 나에게 약간의 칭찬을 해주며 갈길을 재촉한다.

 

 ▷청법대쯤에서 바라본 문수봉

 

 ▷ 쉬어가라는 주인장은 꿈속을 헤메고 있다.

 

 ▷ 신선대 나무의자에 걸터않아 아침식사를 하였다.

 

 ▷ 선 돌이 보이니 입석대인가보다.

 

 ▷ 문장대쪽 암릉이 선명하게 보인다.

 

 ▷ 천왕봉엔 암봉이 보이지 않는다.

 

 ▷ 천왕석문 통과전

 

 ▷천왕석문을 통과한 후

 

 속리산의 속내인 암봉을 살피고 천왕석문도 통과하며 상주쪽으로 장각계곡에 붙어사는 사람들의 흔적과 보은쪽 법주사 계곡에 기대어사는 속세를 조망하면서 오른 곳이 천왕봉이다. 천왕봉 떨어진 물이 한강과  금강 낙동강을 가르고,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천왕봉에서 한남금북 정맥을 갈라준다. 다음에 이어간 정맥의 마루금을 생각해서 대간길과 정맥길을 유심히 살피고 속살을 훤히 드러낸 속리산의 암릉을 조망하면서 베어문 사과한쪽은 재철이 아니라도 그 맛이 꿀 맛이다. 행복감에 젖어서 바라본 묘봉, 관음봉, 문장대, 문수봉, 신선대, 입석대, 비로봉, 그리고 이곳저곳 계곡과 암릉이 한눈에 들어오니 처음오른 속리산인데 한꺼번에 너무많은 것을 보여주는 속리산 산신령에게 감사를 드린다. 비록 암릉을 오르느라 고생을 하고, 신선대 휴게소에서 커피한잔을 마시지못하고, 멧돼지를 만나 긴장을 하긴 했어도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시니 감사드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 천왕봉 탐방로 안내판

 

 ▷ 천왕봉

 

 ▷ 셀카로찍은 천왕봉

 

 ▷ 한남금북 정맥의 산줄기와 법주사 계곡

 

 ▷ 주능선상의 암봉들

 

 ▷주 능선에서 를러내린 줄기와 계곡들

 

 잠시 쉬었다가 천왕봉을 내려간다. 걸음을 걸으니 뭉친 종아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한남금북 정맥 갈림길에 들어서니 여기도 통제구역이다. 국립공원을 관리하고 동 식물의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서 출입을 금지시켜야 하는 애로도 있겠지만 그저 산줄기의 30센티미터의 좁은 길을 잠시빌려 마루금을 답사하는 산꾼들이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주는 방안을 마련해주는 대책을 수립하라면 세금을 내어서 그들에게 월급을 주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너무 과한 부탁인가? 원래 사람과 짐승과 식물은 모두 대 자연의 한 부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아닌가? 천안함사태나, 구제역 확산이나, ....메너리즘들이 이런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면 나의 생각이 너무 과한 것일까?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분들에게 괜한 심술을 부려본다.

 

 ▷ 한남금북정맥 분기점 출입금지안내판

 

 한바탕 됀소리를 하고나니 왠지 국공파들에게 미안한 느낌이 든다. 심한 경사를 내려와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면서 대간길을 걸어가는데 만수동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직은 차기만 하다. 목도리와 자켓을 벗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오히려 옷깃을 여미며 다다른 곳은 725봉이다. 좌측 으로 장각계곡에 뛰엄뛰엄 자리잡은 집들의 지붕이 알록달록, 울긋불긋한 것이 보이고 멀리 49번 국지도가 보인다. 그리고 내려오는길에 마당님의 응원전화도 받았다. 725봉을 내려오는데 진달래가 여기저기 피어있다. 아직도 여긴 새봄인가보다. 667봉에 올르면서 지나온 천왕봉과 암릉을 조망하고 형제봉으로 향한다.

 

 ▷ 725봉과667봉 사이에서 조망한 천왕봉과 암릉

 

 ▷667봉에서 바라본 형제봉

 

 형제봉을 향해 지친 발길을 재촉하는데 반가운 안내판이 보인다. 엊그제 다정하게 산행안내를 해준 다정님이 있는 피앗재 산장 안내판이다. 언제한번 산장에들러 대면식을 하고 하루정도 쉬었다 오리라 생각하며 형제봉을 향한다. 형제봉을 오르는 길은 막바지 오름이고 다소 가파른지라 힘이들고 오름의 속도가 나지 않는다. 힘들여 오르는데 국공파로보이는 젊은이 2명이 형제봉에서 내려오고 있다. 인사를 나누는데 어디서 오느냐고 묻는다. 힘겹게 바라보니 천왕봉에서 오느냐고 재차 묻길래 그렇다고 하고 아픈 다리를 달래면서 형제봉에 도착한다.

 

 ▷ 피앗재

 

 ▷ 형제봉

 

 형제봉에 도착하여 간식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여기가 형제봉인 이유를 찾아봐도 잘 모르겠다. 휴식을 취한후 차량을 회수하기위해 전화를 하니 송신이 불가하다. 형제봉을 돌아서 내려오면서 화북자동차(011-803-6463)에게 전화를 하여 14:00까지 갈령에 와 줄것을 요구하니 조심해서 내려오란다. 형제봉에서 갈령삼거리로 내려오는 길은 미끄러운 곳이 있으니 주의를 해야겠다. 갈령3거리를 지나 지난번 대간길에 내려간 기억을 더듬으며 내려오니 갈령이다. 그런데 문장대 이후 갈령까지 리본을 보지 못했다. 등산길에 붙어있는 리본은 산꾼에겐 친구이자 안내자인데 나뭇가지에 리본좀 붙여둔다고 뭐가어찌 되겠느냐만 일삼아 떼어내는 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리본도 자연의 일부로 생각하고 그냥 두길 바란다. 중국 어디에 가니 명함과 자물통 꾸러미도 모아놓으니 관광상품이 되더구먼.....

 ▷ 갈령3거리

 

 ▷ 갈령

 

 갈령에 도착하니 차가 기다리고 있다. 세수와 양치라도 좀 할려고 시간의 여유를 두고 도착해 달라고 했는데 먼저와 기다린다. 차를타고 늘재로 향하는데 화북에는 벗꽃이 이제사 만개다. 김해보단 한달쯤 늦개 피는 것 같다. 그리고 오늘새벽 힘들게 사투한 문장대를 오르는 암릉이 보인다. 차를회수하여 오는길에 암릉과 벗꽃, 형제봉 사진을 찍고 백두대간 늘재~갈령 구간을 마무리 지으며 집으로 향한다.

 

 ▷장암리 입구에서 바라본 문장대 오름 능선

 

 ▷ 화북에핀 벗꽃

 

 ▷ 갈령을 오르면서 바라본 형제봉

 

▷ 산행지도